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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ude 3 - Nico Muhly음악 소개 2020. 7. 25. 11:41
이 블로그에 꽤 오랫동안 글을 써 왔는데, Nico Muhly의 곡을 한 번도 제대로 소개한 적이 없음을 깨닫고 저도 놀랐습니다. Sufjan Stevens 등과 함께 만든 Planetarium이란 곡을 소개한 적은 있지만 그건 공동 창작이었고, 이 유명한(?) 현대음악 작곡가의 곡을 어떻게 한 번도 담지 않을 수 있었는지 저도 제 발견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Etude 3는 Three Etudes for Viola를 구성하는 한 곡입니다. 제목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세 개의 곡이 있고, 그 중 마지막 곡입니다. "for Viola and Tape"이란 부연설명도 있습니다. Viola 독주곡이 아니라 미리 녹음한 음원과 함께 연주하는 곡이란 의미이지요. "for Nadia Sirota"란 부제도 달려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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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eces That Fall to Earth - Christopher Cerrone음악 소개 2020. 7. 18. 16:32
작년에 New Amsterdam Records가 발매한 앨범을 두 장 샀는데, 정말 쪽집게처럼 딱 그 두 앨범이 올해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Caroline Shaw의 Orange이고 나머지 하나가 오늘 소개하는 Christopher Cerrone의 The Pieces That Fall to Earth입니다. The Pieces That Fall to Earth는 모두 7곡으로 구성된 song cycle입니다. 곡 제목이 좀 섬뜩하기도 하고, 무슨 공상과학 소설의 한 장면 같기도 한데, Kay Ryan이란 미국 시인의 시에 곡을 입힌 것입니다. Dudamel이 지휘하는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위촉을 받아서 작곡하였고, 2015년 초연도 LA 필과 함께 하였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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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ing in the Dead of Night - Julia Wolfe음악 소개 2020. 7. 4. 16:46
정말 오랜만에 Julia Wolfe의 Julia Wolfe다운 신곡이 나왔습니다. Singing in the Dead of Night라는 곡이고, 지난 달에 6인조 악단인 Eighth Blackbird가 발매한 같은 이름의 음반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젊은 Julia Wolfe의 두들겨 패기만 하는 음악이 다시 등장하지만 긴장감이 도는 휴지부가 적절히 섞여 있어서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입니다. 20분 정도의 길이가 부담이지만,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듣고 있다 보면 금방 끝이 납니다. 곡이 끝나고 나면 배경에 white noise 같은 소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죠.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쓰는 것도 이 곡의 재미있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Bang on a Can의 설립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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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rna Requiem - Rebecca Dale음악 소개 2020. 4. 26. 09:14
영국의 85년생 신예 작곡가 Rebecca Dale의 레퀴엠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만든 곡이라 하고 2018년에 Decca 레이블로 발매되었습니다. 이 곡을 통해 Rebecca Dale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 음반에 수록된 곡 외에 다른 곡을 쉽게 들어보긴 어렵습니다. 전반적으로 곡이 심오하다고 하긴 어렵고, 영화음악에 사용하면 좋겠다는 느낌인데, 실제로도 작곡가는 20세기폭스, 디즈니 등과 같이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레퀴엠의 구성 요소를 제대로 갖추고 있고, 고전적인 레퀴엠과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무겁고 엄숙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대적인 해석의 레퀴엠으로 들어볼 만 한 곡입니다. 전체를 대표해서 Kyrie를 위에 링크하였으나, 유튜브에서 전곡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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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e - Peteris Vasks음악 소개 2019. 12. 27. 14:44
오랜만에 고전을 한 곡 소개합니다. 라트비아 작곡가인 Peteris Vasks의 1982년 작품 Message입니다. 북유럽 음악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곡입니다. 물론 그리그나 시벨리우스와는 많이 다르지요. String Orchestra와 Percussion, 그리고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이라는 부제로부터 알 수 있지만, 현악 합주의 선명한 느낌에 타악기의 탁함이 더해져서, 때로는 멀고 아득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느낌을 줍니다. 현대음악이지만 난해한 기법을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들립니다. 국민악파라 불리던 사조의 연장이지만, 조금 더 세련된 정도라 할까요. 왜 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90년대 후반에 Conifer 레이블로 발매된 이 곡과 같은 제목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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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Resistance - Mohammed Fairouz음악 소개 2019. 12. 22. 12:42
오늘 소개하는 곡은 Mohammed Fairouz라는 작곡가의 2011년 작품인 Piano Sonata No. 2, "The Last Resistance"입니다. Fairouz는 1985년생의 아주 젊은 작곡가입니다. 하지만 이미 "Follow, Poem"이란 타이틀로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앨범을 냈고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상당히 많은 양의 음악을 찾아볼 수 있어, 음악계에서는 떠오르는 인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페라와 합창곡 등 성악곡을 많이 쓰고 있지만 워낙 다작의 작곡가라서 기악곡도 꽤 많습니다. 성악곡 몇 곡을 들어보았는데, 바로 귀에 들어오는 음악이 없어, 피아노 독주곡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골라 보았습니다. The Last Resistance라는 부제의 이 곡은 이미 두 개의 음반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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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Cathedral - Jennifer Higdon음악 소개 2019. 12. 15. 15:05
연말이 되면 여러 기관에서 올해 최고의 앨범을 선정하곤 합니다. 보통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100개까지도 선정하지요. 그 중 현대음악 앨범이 포함되는 일이 더러 있지만 (심지어 대중음악까지 망라하는 리스트에 오르기도 합니다.) 일년 단위로 현대음악 앨범만을 모아서 발표하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대신 최근 몇 년이나 몇 십년 정도의 기간동안의 최고의 곡이나 최고의 음반을 모아 발표하는 일은 더러 있는데요, 얼마 전 이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Guardian지에서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클래식 음악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 주에 Capital Radio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방송국에서 클래식 방송 운영진이 직접 뽑은 Best Music of the Decade란 블로그 글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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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It Goes - Greg Haines음악 소개 2019. 12. 14. 17:36
Greg Haines의 So It Goes란 곡입니다. Erased Tape에서 발매한 Where We Were란 앨범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체 길이 7분 정도의 곡인데, 아주 멀게 느껴지는 아득한 느낌의 사운드로 시작해서 점차 소리의 강도를 높여나가다가 클라이막스에 이른 후에 다시 조용히 마무리합니다. 템포는 일관되게 느린 속도를 유지하구요. 실황 영상(아래)을 살펴보면 거의 다른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신디사이저(또는 키보드)만으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에 쓰였다는 말은 못들어 보았지만, 누군가는 한 번쯤 배경음악으로 사용할 법한 그런 느낌의 곡입니다. Greg Haines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 않습니다. 아는 건 영국인인데 이탈리아에 살고 있고, 독일에서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