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ing in the Dead of Night - Julia Wolfe

정말 오랜만에 Julia Wolfe의 Julia Wolfe다운 신곡이 나왔습니다. Singing in the Dead of Night라는 곡이고, 지난 달에 6인조 악단인 Eighth Blackbird가 발매한 같은 이름의 음반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젊은 Julia Wolfe의 두들겨 패기만 하는 음악이 다시 등장하지만 긴장감이 도는 휴지부가 적절히 섞여 있어서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입니다. 20분 정도의 길이가 부담이지만,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듣고 있다 보면 금방 끝이 납니다. 곡이 끝나고 나면 배경에 white noise 같은 소리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죠. 피아노를 타악기처럼 쓰는 것도 이 곡의 재미있는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Bang on a Can의 설립자인 David Lang, Michael Gordon, Julia Wolfe 각각이 최근에는 오페라나 Song Cycle 계열의 음반을 많이 내고 있어서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관심을 덜 두고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 만에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기악곡으로만 채워진 하나의 멋진 앨범을 냈네요. 이 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들도 다 좋습니다. David Lang의 These Broken Wings란 곡 또한 그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합니다. Eighth Blackbird도 만만치 않은 밴드입니다. Cedille 레코드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음반사에서 주로 앨범을 내기 때문에 홍보는 덜 되었지만 거의 매년 그래미 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어느 해엔가에는 실제로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자기타가 없어서 그런지 더 클래식 음악에 가까운 소리를 느끼게 되는 점이 같은 6인조인 Bang on a Can All Stars와는 다른 점입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잘 만들어진 앨범입니다. 어쩌면 내년 그래미 상 시상식에서 보게 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