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ieces That Fall to Earth - Christopher Cerrone

작년에 New Amsterdam Records가 발매한 앨범을 두 장 샀는데, 정말 쪽집게처럼 딱 그 두 앨범이 올해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Caroline Shaw의 Orange이고 나머지 하나가 오늘 소개하는 Christopher Cerrone의 The Pieces That Fall to Earth입니다.
The Pieces That Fall to Earth는 모두 7곡으로 구성된 song cycle입니다. 곡 제목이 좀 섬뜩하기도 하고, 무슨 공상과학 소설의 한 장면 같기도 한데, Kay Ryan이란 미국 시인의 시에 곡을 입힌 것입니다. Dudamel이 지휘하는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위촉을 받아서 작곡하였고, 2015년 초연도 LA 필과 함께 하였습니다. 곡 제목에 "for high soprano and 14 players"란 주석이 붙어 있어, 굉장한 고음을 내는 가수가 있어야 하고, 관현악을 위한 곡이지만 14명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곡의 길이는 20분 정도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도 다른 song cycle과 비교했을 때 참신하고 독창적이다라는 느낌이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더 매료되는 곡입니다. 분명 현대음악이고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곡은 아니지만, 조용한 부분과 강렬한 부분이 교차하면서 20분의 시간이 길지 않게 느껴집니다. 일곱 곡이 서로 다른 곡이지만, 연결해서 들었을 때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제가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 곡이 끝나고 나면 좀 더 들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음반으로 발매된 녹음 대신 발매 전에 유튜브에 등록된 다른 버전을 여기에 공유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음반 보다 이 동영상의 연주가 더 좋습니다. 먼저 들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요. 초연이 어떠했는데 궁금하지만, 당시의 녹음이나 녹화를 찾을 수가 없네요. 이 젊은 작곡가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좋은 곡들을 내 놓을지 기대되네요.